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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속으로] 결성농요가 특별한 이유

최혜진 목원대 교수

  • 입력 : 2022.10.24 13:35
  • 기자명 By. 충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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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혜진 목원대 교수
홍성군 결성면에는 예로부터 농사일을 하면서 부르던 민요, 즉 ‘농요’가 대대로 전승되어 왔다. 농요는 농업노동요를 줄여서 부르는 말로 우리나라 민요 중에서도 일노래인 노동요의 한 가지이다. 노동요에는 농업노동요 외에도 어업노동요 임업노동요 등 일의 종류에 따라 나뉜다. 농요는 우리나라 농사공동체 속에서 발달되어 온 노동요라 할 수 있다. 농요는 농사일을 하면서 일의 능률을 올리는 동시에 지루함을 달래며 흥겹게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한다.

결성농요 역시 농사일에 따라 노래가 발달되어 왔다. 원래 결성농요는 성남리와 금곡리 일대에서 전하는 농요를 바탕으로 만들어 진 것으로, 용신제, 모내기, 건쟁이, 뚝막이, 아시매기, 쉴참놀이, 만물, 행진, 마당두레놀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농부들이 함께 모여 일을 하거나 놀이를 하는 모습을 모두 엮어서 40분 정도로 구성하여 보여주고 있다. 1993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을 뿐 아니라 1996년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20호로 지정되어 그 우수성을 인정받은지 오래다.

하지만 결성농요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농요의 선조가 바로 판소리 최초의 광대인 최예운(1726-1805)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결성농요의 초대 보유자였던 최양섭, 최광순씨 등을 이어 현재 최용식, 최재신씨가 소리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해주 최씨다. 목청이 우렁차고 구성진 것이 전국 농요소리 중 최고라 할 수 있다. 특히 만물소리는 농요소리라기보다는 독창적인 선율의 소리라 학계에서도 매우 특별하게 보고 있다. 이들은 이러한 결성농요의 특별함이 모두 최선달로 불렸던 최예운의 후예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최예운은 대대로 결성지역에 살았던 해주최씨 양반 가문의 25세손으로 태어났다. 당시 최예운은 무과집안에서 자랐으나, 벼슬보다는 음악에 심취하여 어려서부터 명창이 될 자질이 있었다. 어머니 태몽에 누에 몸뚱이 일곱 개 별 구멍에서 구름이 일더니 무지개가 몸을 휘감는 꿈을 꾸어 이름을 ‘예운(禮雲)’으로 지었던 것이다. 예운은 명산대천을 찾아다니며 음악을 익히고 풍류에 심취하더니 선학사, 누에산, 석당산, 청룡산, 형산 등을 찾아가 피나는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누에산 칠성단에서 공부에 매진하면서 때때로 농사일을 하는 곳에서 소리를 하기도 했다.

결정적으로 최예운이 결성농요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점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최선달이 집 앞에서 모를 심으며 노래를 불렀다. 최선달의 구성진 소리가 주변을 쩌렁쩌렁 울렸다. 때마침 한양에서 높은 관리가 시찰을 나왔을 때였다. 이 관리는 먼발치에서 최선달의 소리를 듣고 감탄하며 누구인지를 물었다. 그러나 옆의 이방이 ‘저 소리꾼은 이 고을 사는 최선달인데 지금 논에서 모를 심으며 부르는 소리입니다’라고 하였다. 후에 최선달은 한양에서 부름을 받고 올라가게 되었고, 그 이후로 재주를 갈고 닦아 명창의 칭호를 받게 되었다.

최선달 최예운은 한양으로 올라가 어전에서 소리를 하고, ‘가선대부’ 벼슬을 받았다. 그리고 그의 이름은 역사에 “최초의 판소리 광대”로 남았던 것이다. 최예운이 모를 심으며 불렀다는 노래를 이 지역 사람들이 물려받아 계승했으니, 그야말로 명창의 소리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현재도 결성농요 전승자들은 우렁차고 당당한 소리로 최예운의 후예들임을 뽐내고 있다.

전국의 많은 지역에서 농요가 전승되고 있지만 결성농요는 그 음악적 뿌리가 남다르다. 곧 예술적으로 다듬어진 농요가 일찍부터 불리워진 것이고, 그 잔영이 ‘만물소리’에 남아있는 것이다. 결성농요보존회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 자긍심을 가지고 현재도 열심히 그 소리를 전승하고 있다. 결성농요보존회의 앞 마당에는 대통령상을 받은 기념비를 크게 세워놓은 곳이 있다. 그 곳에 오래되고 작은 돌비석이 소박하게 함께 서있다. 그 작은 비석은 최예운이 ‘가선대부’벼슬을 받았다고 하는 표지석이다.

판소리 최초의 광대 최예운의 존재는 우리 음악사나 예술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것이다. 새로운 음악을 탄생시키고 이를 물려주어 현재의 판소리가 세계무형유산으로 남아있다. 최예운의 고장 결성에서 내려오는 결성농요 역시 다른 지역과 달리 독창적이고 예술적인 뿌리를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결성농요보존회는 음악의 조상인 최예운을 선양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결성이 바로 우리 판소리의 본산지이며, 결성농요는 높은 음악적 수준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결성농요를 특별히 여기고 잘 전승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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